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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유해진의 선택 이끈 ‘봉오동 전투’의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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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한 유해진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사소한 표현하나까지도 신경 쓰며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유해진은 매 작품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긴장하며 진심으로 연기하고 있다. 때로는 예민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편안한 연기 뒤에는 이렇듯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 대한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이룬 최초의 승리 과정을 그린 영화다.

▲ 독립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책임감, 부담감이 남달랐을 것 같다.

“조심스럽다. 자칫하면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수위 조절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재밌는 농담을 하더라도 많이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늘 긴장을 하게 된다.”

▲ ‘택시 운전사’부터 ‘말모이’ ‘봉오동 전투’까지. 역사 속 인물들을 연기해 왔다.

“드러나지 않았던 민초이 주인공인 영화들이었다. 그런 분을 그리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담도 됐다. 내가 그분들을 대신할 수 있는 건지 두려움도 있다. 내가 그래도 되는 인물인지 양심의 가책도 느낀다.”

▲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는 어떤 걱정을 했나?

“촬영하기 전부터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있었다. 전투 장면이 많아 육체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다. 연기에도 무게감을 실어야 했다. 그럼에도 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그리지 않은 가려진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 황해철은 카리스마와 유머를 동시에 지닌 인물. 완급 조절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것도 숙제였다. 무겁게만 갈 수는 없었다.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분들이지만 늘 타이트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부하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했다. 큰 사람들은 대게 그런 것 같다. 농담을 하면서도 할 때는 한다. 대신 거기에도 넘을 수 없는 정도가 있다고 생각해 완급 조절에 신경썼다.”

▲ 완성된 영화를 보고서는 어땠나?

“언론시사회 때는 영화를 처음 보는 자리라 긴장이 되고, 다른 사람들의 첫 반응도 궁금하다. 하지만 반응이 좋거나 나쁘거나 그 다음부터는 어쩔 수가 없는 거다. 힘을 잘 받아서 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기자 간담회만 없으면 내 영화를 극장에서나 볼 것 같다. 간담회 때 질문에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는 것이지 그날 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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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 언론시사회 경험이 많은데, 여전히 긴장되는 자리인가?


“이번 기자시사회 전날 잠을 못 잤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도 긴장돼서 죽겠다고 했더니, 류준열이 ‘진짜냐’고 묻더라. 지금도 첫 촬영 전날에는 잠이 안 온다.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한 타입인 것 같다. 긴장을 털어줄 때 털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물론 우스갯소리를 할 때는 안 그렇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조금 다르다.”

▲ 촬영 전 어떤 고민들을 하나?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의견을 냈을 때 수용이 안 될 수 있다. 또 내 안에서도 2, 3개의 답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걸 준비를 해가는 거다. 예전에는 더 심했다. 한숨도 못 자서 눈이 빨개져서 가곤 했다. 200가지를 만들어서 가는 타입이다. 끝나고 나면, 또 후회를 하면서 병적으로 계속 되새김질 했다. 그러다가 30 후반에 ‘이렇게 사는 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 느슨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 나아진 편이다.”

▲ 그렇다면 연기를 하면서 즐거울 때는 언제인가?

“동료들과 현장에 있으면, 상대도 행복하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마음 맞는 사람과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 그런 사람들과 끝나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할 때 즐거운 순간이 있다. 이번에는 조우진이랑 많이 그랬다. 조우진이 무명 독립군으로 나오는 우리 팀원들도 챙겼다. 항상 누군가를 챙기는 타입이었다. 우진이 때문에 외롭지 않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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