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기방도령’에서 정소민의 존재감은 빛난다. 이준호, 최귀화, 예지원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튀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묵묵한 연기로 제 역할을 소화한다. 늘 상대 배우에게 애정을 가지고,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의 가치관은 자신과 주변인들을 함께 빛나게 만들었다.

‘기방도령’은 불경기 조선,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돼 벌이는 코믹 사극이다.

정소민은 몰락한 양반 가문의 딸 해원 역을 맡았다.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그는 남자 기생 허색(이준호 분)과도 편견 없는 로맨스를 펼친다.

▲ 영화를 본 느낌이 어떤가.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웃겼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편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을지 걱정을 했는데, 너무 재밌었다. 최귀화 선배님이 나오는 장면들이 가장 재밌었다. 최귀화 선배님 바로 옆에서 봤는데 극장에서 제일 크게 웃으시더라. 스크린에 있는 사람이 옆에 앉아서 웃고 있으니 그게 또 재밌었다.”

▲ 이준호와 멜로 호흡을 맞췄는데, 홍보 과정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영화가 어떤지 가장 궁금할 사람이 이준호일 것 같다. 가장 늦게 보게 돼 안타깝다. 영화를 보면서 그에게 굉장히 고맙더라. 이렇게 잘 이끌어가 줘서 고마웠고, 빨리 봤으면 좋겠다. 본인이 얼마나 멋있게 잘 해냈는지 직접 봤으면 좋겠다.”

▲ 첫 사극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첫 리딩을 하기 전까지 걱정했다. 특히 말투가 가장 고민됐다. 첫 리딩 이후에 감독님이 ‘지금 하시는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사극이기 때문에 말투를 딱딱하게 해야 한다는 틀에 갇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해주셔서 두려움을 한결 놓을 수 있었다. 그 이후 해원이라는 사람 자체에 집중했다.”

사진제공=판시네마

▲ 이준호, 서인국 등 매 작품 ‘케미’로 주목을 받는다. 비결이 있다면?

“거의 모든 작품에서 로맨스가 있었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 배우의 장점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상대 배우에게 사람으로서 애정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는 데 집중하면 연기를 할 때 그게 녹아난다.”

▲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평소에도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나?

“연기를 안 했다면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연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어떤지를 알아야 캐릭터 접근이 쉬워진다. 나를 받아들여야만 다른 캐릭터도 이해할 수 있다.”

▲ 라디오 DJ를 하며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라디오를 하면서 사연을 접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그들이 내 주변인이라는 인식이 들더라. 청취자 분들도 점점 나를 한 명의 배우로 여기기보다는 아는 사람을 대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럴 때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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