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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비스트’ 처절한 분위기 강조하지만, 스타일만 내세운 ‘과잉’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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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비스트'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비스트’는 인물 관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대결 그 자체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목적이 지나치게 강조돼 치밀한 과정이 보여주는 스릴이 빠져있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 사건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 분)와 이를 눈치 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 분)의 쫓고 쫓기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잔혹한 살인마를 쫓는 형사 이야기를 담았지만, 뻔한 전개를 피하기 위해 라이벌 형사 민태의 존재를 통해 이야기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 외에도 한수와 민태의 대결이 주는 스릴 외에도 한수와 그가 거느린 정보원들 간의 진실 게임 등 다양한 갈등이 얽혀있다.

그러나 진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넘치고, 반전이 반복되는 등 서사가 꼬이고 또 꼬여있어 한 번 전개를 놓치면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어렵다는 느낌을 준다.

인물들 간의 감정과 대결에만 집중한 탓에 상세한 배경 설명을 생략해 초반 몰입이 쉽지 않다. 그들이 왜 범인에게 집착을 하는지, 서로를 왜 증오하게 됐는지 등 감정의 이유가 될 만한 설명들이 담겨 있지 않아 영화를 보는 내내 물음표가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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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비스트' 스틸



잔혹한 상황과 대비되는 클래식 음악의 사용이나 긴장감의 고조에 따라 비장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인물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감독의 의도는 짐작 가능하지만, 보는 이들이 몰입하기 전에 흐르는 비장미가 영화 전체가 과잉돼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다만 극한 상황에 내몰린 만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있다. 한수와 민태를 연기한 이성민, 유재명은 생략된 서사의 빈틈마저 납득시키는 치열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한수가 영화 말미 모든 비밀을 알고 처절하게 오열하는 장면이나 민태가 한수의 진짜 속내를 알고 죄책감을 드러내는 등 쉽지 않은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해 보는 이들을 집중하게 한다.

심각하고 무거운 한수와 민태의 사이에서 개성으로 무장한 춘배를 연기한 전혜진의 변신도 돋보인다. 스모키 화장을 하고 피어싱을 착용하는 등 외양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은 물론, 가벼워 보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발버둥 치는 춘배의 깊이 있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 입체감을 더한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였지만 그들의 연기만 남았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화려한 음악, 정통 누아르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풍경 등 스타일에 잔뜩 힘을 줬지만 알맹이 없는 전개는 영화 전체 완성도에 영향을 준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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