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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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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풍족한 것에는 시선이 잘 안 간다. 나 역시도 부족하기 때문에 늘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끌리는 것 같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등 독특한 영화부터 최근작인 ‘7호실’과 ‘런닝맨’까지. 신하균은 늘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왔다. 결핍되고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 가는 인물들을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스크린에 구현한 것은 그의 몫이었다.

그런 그가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까칠하지만 동생들을 위한 책임감만큼은 충만한 지체 장애인 세하를 연기했다.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세하를 연기하며 또 한 번 한계에 부딪힌 그는 이번에도 인생 캐릭터에 버금가는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 지체 장애인 연기는 처음이다.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처음엔 그냥 ‘안 움직이면 되겠지’라고 편하게 여겼는데 생각해보니 한 번도 몸을 안 움직이면서 이야기한 적이 없더라. 머리로는 제어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잘 안 되더라. 적응 할 때까지는 좀 힘들었다”

▲ 장애인 캐릭터는 물론,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차용했다. 좀 더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실존 인물이 있었기에 선을 잘 타야 한다는 생각은 했다. 절대 과장하거나 희화화해서는 안 됐으며, 없는 부분을 만들지 않았다. 최대한 현실적인 부분을 담담하고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코미디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걸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배우는 없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광수가 잘 한 것 같다. 절제하면서 인물을 표현했고, 나중에 눈물이 흐르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이번 영화에 끌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 장애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었다. 기존에 나왔던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게 좋았다. 실화가 바탕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감동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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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제공)



▲ 세하뿐 아니라 그 동안 늘 부족하고,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완벽하거나 풍족한 것에는 시선이 잘 안 간다. 나 역시도 부족해서 그런지 소외된 사람들에게 끌린다. 그건 늘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이야기도 쉽게 풀어내면 어려운 사람들끼리 즐겁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게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장애를 다루고 있지만 비장애인들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극 중 동구와는 한 몸과 다름없다. 이광수와의 실제 호흡은 어땠나?

“이광수가 집중하면서 몰입을 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좀 다르게 보이더라.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왔고, 고민을 통해 계산한 것들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광수가 아닌 동구의 모습이더라. 나도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온 것 같다. 실제로 촬영이 끝나면 같이 식사를 하고, 반주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낯가림도 있고,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다. 아마 이 작품을 보면 관객 분들이 이광수를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육상효 감독님은 베테랑이다. 후배인 감독과 호흡을 맞추다가 오랜만에 선배와 작업했다. 어땠나?

“그 동안 젊은 감독님들과 하다가 육상효 감독님과 이번에 만났는데 좀 든든한 느낌이 있었다. 최근 감독님들도 내게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가 기댈 수 있는 선배가 있으니 편안한 마음이 들더라. 또 굉장히 매너도 좋고, 친절하다. 내가 믿고 많이 따라가려고 노력을 했다”

▲ 그만큼 연기를 오래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작품도 그렇고 전작인 ‘7호실’ ‘나쁜형사’ 등 현장에 후배들이 점점 많아진다. 달라진 점이 있나?

“후배들이 많아진다는 건 나이가 든다는 거다. 개인적인 책임감은 늘 가지고 있다. 체력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후배라고 해서 다르게 보거나 하지 않는다. 누구나 다 동료다. 내 몫의 책임을 다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함께 다 같이 도와가면서 작품을 해나가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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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제공)



▲ ‘함께 만드는 것’ 그것이 영화, 드라마를 대하는 기본적 태도와 비슷한가?


“매번 작품에 임할 때는 두렵고, 그래서 어떻게든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을 한다. 나만의 능력으로 뭔가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 영화처럼 내가 모자란 부분을 도움 받고,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서 같이 하는 거다. 특히 영화는 개인 작업이 아니고, 같이 하는 거다. 내 생각과 항상 다르게 나오곤 한다. 더 잘 나올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덜 나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리오만 보면 모르는 거다. 더 풍성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기대는 항상 가지려고 한다”

▲ 하지만 배우 본인이 혼자 소화해야 하는 것도 있다. 외로움을 느낀 적은 없는지?

“카메라가 돌아갈 때만큼은 모든 게 내 몫이다. 그 전에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연기는 내가 한다. 내가 생각했던 감정보다 덜 나올 때도 있다. 너무 몰입을 해서 과하게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대의 연기를 보고 나도 모르는 리액션이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 짜릿함이 있다. 이러면서 행복이 하나하나 쌓이는 것 같다. 항상 귀를 열고 눈을 보려고 노력한다”

▲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개봉 1주일 차이.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흥행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결과는 나와 봐야 한다. 물론 영화를 열심히 찍었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잘 담은 것 같다. 보시는 분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만족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는 워낙 다른 영화다. 그것도 보고 우리 영화도 보셨으면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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