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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x이광수의 ‘평범한’ 일상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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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장수정 기자] ‘나의 특별한 형제’는 유사 가족을 이룬 약자들의 연대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다.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 담긴 진정성과 책임감이 끝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5월 1일 개봉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 제작 명필름)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 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지체 장애인 세하와 지적 장애인 동구가 서로 도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는 두 사람이 책임의 집이라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공간에 입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까칠한 세하가 어떻게 동구에게 마음을 여는지, 또 동구가 세하를 왜 따르게 됐는지 등 그들이 감정적으로 연대할 수밖에 없었던 뭉클한 사연들이 탄탄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여느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와 다른 점은 그들의 사연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봉사 활동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보고서를 써주고 돈을 받는 등 비상한 머리로 위기를 넘기는 세하의 잔꾀나 동구가 형 세하에게 대드는 모습 등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편견을 지우게 한다.

여기에 세하와 동구를 돕는 주변인들의 태도가 영화의 의도를 뚜렷하게 전달한다. 손에서 술을 놓지 못하는 책임의 집 박 신부(권해효)와 사회복지 공무원 송주사(박철민)는 세하와 동구의 보호자인 동시에 그들에게서 위로 받는 친구의 모습으로 그들의 곁을 지킨다. 동구와 세하의 친구가 된 미현(이솜) 역시 마찬가지다. 수영을 좋아하는 동구에게 선생님이 돼주고, 세하의 휠체어를 밀어주기도 하지만 이에 고마움을 느낀 세하의 보고서 덕분에 정규직 취직에 성공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진짜 친구가 됐다. 약자의 의미를 세하와 동구는 물론, 주변까지 확대해 연대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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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목표가 명확하니 이를 향해 달려가는 영화의 힘도 거침이 없다. 동구, 세하의 안타까운 사연에 집중하기보다 그들이 생활하는 일상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곳곳에서 유쾌한 웃음이 터지게 되고, 이는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끌어가는 힘이 된다. 그렇기에 후반부 감동 코드가 자칫 신파로 흐르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다만 위기와 극복의 반복이라는 평범한 서사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영화의 결말 역시 이미 정해진 수순을 밟는 수준이기에 전개의 흥미진진함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영화 말미 세하와 동구가 서로를 이해하게 된 숨겨진 비밀까지 베일을 벗으면서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 또한 세하를 연기한 신하균은 까칠함과 유쾌함, 또 까칠함 뒤에 숨겨진 책임감 등 낙폭 큰 감정 연기를 능숙하게 해내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밀고 나간 ‘나의 특별한 형제’는 그 안에 담긴 내용과 이를 담아낸 형식이 일치했고, 이에 영화의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한 작품이 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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