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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후니정, ‘트로트가수’라 부르지 말라 선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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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가수 후니정은 자신을 ‘트로트가수’가 아닌, 폭 넓은 의미의 ‘가수’로 불러주길 원한다. 현재 트로트로 많은 이들을 찾고 있지만 궁극적인 꿈은 자신의 노래를 만들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후니정과 함께 자리에 나온 소속사 실장은 이 같은 후니정의 소신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밝히며 웃기도 했다.

그만큼 후니정은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길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욕심을 지니고 있다. 2008년 8월 싱글 ‘왜왜’로 모습을 드러내 데뷔 12년차가 되는 그는 올해 ‘또 다른 시작점’을 맞기도 했다. 오랜 도약기간을 거쳐 이제 달려 나갈 일만 남았다는 후니정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원래는 경찰이 되려고 하셨다고요. 음악에는 원래 관심이 있었던 건가요?

“아뇨. 경찰이 되려고 했어요. 2004년도쯤이었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고 3일 밤낮을 술 마시고 울고 반복하며 ‘내 미래가 어떻게 될까’ 고민도 했어요. 그러던 중 동료가 ‘반야월가요제’에 신청을 해줬어요.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던 내 모습을 보고서요. 그렇게 얼떨결에 가요제에 나갔는데 트로트로 대상을 받은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1등을 해봤어요. 당시 26살이었기에 진로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경험 덕분에 ‘내가 재밌어하는 걸 해보자’ 싶었죠. 그렇게 마산에서 서울로 혼자 올라왔어요”

▲ 가요제에서 트로트를 선곡한 게 ‘신의 한 수’였군요. 진로를 바꿔 혼자 타지 생활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어땠나요

“노량진에 고시원보다 더 좁은 공부방이라는 데가 있어요. 거기 살면서 KBS 방송예술원을 다녔어요. 방에서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면 다음날 바로 경고 쪽지가 붙을 정도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끼니는 1750원짜리 식권을 타서 해결했죠. 일도 돌잔치, 결혼식 사회 등 닥치는 대로 했어요. 재혼, 삼혼부터 시작해 영혼결혼식 진행도 했죠. 에피소드도 정말 많아요. 노래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노래를 좋아하기만 한다고 해서 가수가 되는 건 아니구나, 정말 잡초근성이 있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 심지어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일을 했어요. 자다 깨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생각하던 시간들이 많았죠. 그렇게 심적으로 지쳐 있을 때 KBS1 ‘아침마당’에서 연락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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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 지난 10월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하며 처음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에 입성했죠. 지난달에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에서 주최하는 가수의 날 기념식에서 신인상도 수상했어요. 데뷔한 지 10년이 더 지나서야 손에 쥐어 본 성과들이라 남다를 것 같아요

“그간의 생활에 대한 보상이구나, 내가 허송세월을 보낸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이 길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죠. 한편으로는 지상파 생방송에 출연했던 경험이 그간의 경험치보다 커서 ‘그동안 더 용기 있게 부딪혀볼걸’ 싶기도 했고요. 여러 경기를 뛰다가 월드컵에 나간 기분이 들었어요. 이제라도 이렇게 한 발 내딛었으니 앞으로 더 잘해보자는 의욕이 생겨요. 그간의 내공을 이제 발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근 낸 곡은 ‘뻥쟁이’인데 대표곡으로 삼고 있는 건 ‘대박날거야’인 듯해요. 어떤 곡들인가요

“‘뻥쟁이’는 남자들의 귀여운 거짓말을 담은 노래에요.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이에요. ‘대박날거야’는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대박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 이 자리에는 ‘뻥쟁이’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 인디뮤지션 홍대요정도 함께했는데요. 후니정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특별히 주문한 사항이 있나요

“후니정 형이 코믹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했어요.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거짓말을 하며 사기를 치려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하는 내용을 담으면 어떨까 싶었죠. 주인공은 형이면 어떨까 싶었는데, 후니정이 연출의 느낌을 살리려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내가 출연하게 됐구요(홍대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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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니정 소속사 제공)



▲ 두 사람은 10년 전 각종 사회를 보러 다니다가 만난 사이라고요.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 지나왔을 텐데, 일까지 같이 하게 됐네요.

“초코파이 두 상자로 출연료를 대신했거든요.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둬서 더 많은 제작비와 해외 올로케이션 촬영 등 지원해주며 협업해보고 싶어요”

▲ 후니정에게 올해는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아요. 지금까지 축척한 내공을 하나씩 풀어 놓을 듯해요. 어떤 앞날을 기대하고 있나요

“20대 때는 노래의 맛을 잘 몰랐어요. 시키는 대로 불렀죠. 지금 들어보면 좀 부끄럽기도 하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발전이 있겠죠. 어떤 일을 10년 정도 해야 전문가가 된다던데, 지금 그런 느낌을 받고 있거든요. 긴장하지 않고 노래할 줄 알게 됐어요. 그간 쌓아온 남다른 경험과 내공도 있고요. 이제는 실력을 쌓는 게 아니라 실전에 나가 보여줄 때인 것 같아요. 아직 나에게 최고의 곡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싱어송라이터로 자작곡도 만들고 싶고요. 그게 내 종착점이에요. 이 꿈을 이룰 수 있기 위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되고 싶습니다. 후니정, 많이 응원해주세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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