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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같이 살래요'] 유동근X장미희, 마지막까지 빛난 중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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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같이 살래요’가 설레는 중년 로맨스와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9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연출 윤창범·극본 박필주) 최종회에서 박효섭(유동근)과 이미연(장미희)은 긴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결혼했다. 둘은 부부의 연을 맺고 서로의 곁에서 함께 나이 들어갈 것을 약속한다. 유하(한지혜)와 정은태(이상우) 역시 결혼식을 올리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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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방송화면)



■ 설레는 중년 로맨스, 피하지 못한 막장 소재


‘같이 살래요’는 박효섭과 이미연의 로맨스가 극의 메인 스토리를 이뤘다. 기존 KBS 주말극은 주로 젊은 주인공 커플을 필두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이야기를 조화시키는 형식을 따랐다. 반면 ‘같이 살래요’는 20대 때 헤어진 첫사랑 박효섭과 이미연이 60대가 되어 재회해 다시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극 중반부까지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뤘다. 인생의 황혼기라 불리는 나이에 다시 사랑을 찾은 박효섭-이미연 커플과 두 사람을 통해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는 자식들의 모습이 삶과 사랑의 의미, 가족의 존재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유동근과 장미희는 명불허전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서도 달콤한 로맨스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자식 걱정에 늘 애달프면서도 가슴 속에 여전히 순정을 간직하고 있는 박효섭과 차갑고 이성적인 사업가지만 연인 앞에서만은 스무 살 시절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이미연.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랑 이야기는 중년 로맨스가 이토록 풋풋하고 설렐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며 극에 신선함을 더했다.

그러나 막장 소재는 덜어내지 못했다. ‘같이 살래요’ 연출자인 윤창범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막장 요소를 통한) 극적 설정으로 드라마를 끌고 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극은 비교적 자극적인 요소나 전개를 덜어내고 산뜻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막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극 초반에는 평범한 집안 출신 며느리를 멸시하는 재벌가의 행태와 최문식의 오만방자한 ‘갑질’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여기에 정자 기증을 통해 낳은 박유하의 딸 채은수가 정은태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또 출생의 비밀’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종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연의 전 남편이자 최문식의 친부인 최동진이 등장하고 이미연이 갑자기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면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일단 주인공의 불치병을 극의 갈등 요소로 이용하는 전개가 너무나 식상하게 느껴졌다. 젊은 세대의 로맨스만큼이나 통통 튀고 상큼했던 중년 로맨스는 이미연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며 신파적 전개로 흐르는 양상을 보였다. 최동진은 이해할 수 없는 악행으로 박효섭과 이미연을 괴롭히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래도 유종의 미는 거뒀다. 자식들의 반대에도 꿋꿋하게 사랑을 지키던 박효섭과 이미연은 결국 모든 가족들의 축복을 받으며 부부가 됐다. 때때로 자극적이고 개연성 떨어지는 설정으로 질타를 받는 중에도 박효섭-이미연의 중년 로맨스는 마지막까지 빛났다. 두 사람의 자식들 역시 각자의 행복을 찾아갔다. 다소 뻔하고 진부하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마무리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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