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서 작은 영화는 더욱 빛난다. ‘살아남은 아이’와 ‘죄 많은 소녀’가 그 주인공이다.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는 명절, 추석을 맞아 충무로에선 그야말로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백억대의 제작비가 투자된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데다 홍보전부터 치열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독립영화인 ‘살아남은 아이’ ‘죄 많은 소녀’도 관객들과 만난다. 사이즈나 제작비로는 명절 대작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과 사회적 메시지까지 갖추고 있다. 그 결과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개봉 전 먼저 주목을 받았다.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 내 아들의 죽음 이면 ‘살아남은 아이’

지난달 30일 개봉한 ‘살아남은 아이’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 기현(성유빈)과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 성철(최무성), 미숙(김여진)이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출신인 신동석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살아남은 아이’는 아이를 떠나보낸 유족의 슬픔과 상실감부터 용서까지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베테랑 연기자인 김여진, 최무성에 신인인 성유빈의 조합도 훌륭하다.

그 결과 ‘살아남은 아이’는 개봉 전부터 해외 영화제의 호평을 받았다. 제20회 우디네극동여화제 화이트 멀베리상을 받았고 제68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공식 포럼, 62회 런던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장편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전여빈의 강렬한 연기 ‘죄 많은 소녀’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죄 많은 소녀’는 갑작스럽게 친구 경민의 실종 후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가해자로 몰린 영희(전여빈)가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그려냈다. 김의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소녀의 죽음과 가해자로 지목된 영희, 그리고 영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죄책감을 떨쳐 내려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죄 많은 소녀’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아시아 신인 감독 작품에 주는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죄 많은 소녀’에서 절망과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10대 여학생을 통해 한국사회 단면을 볼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죄많은 소녀’에서 주목할 인물은 주인공 전여빈이다. 독립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인 전여빈은 ‘죄많은 소녀’에서 신입답지 않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 결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죄많은 소녀’는 제6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제32회 프리부르영화제, 제51회 시체스 영화제에 초청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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