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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에도 무너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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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리얼 버라이어티는 독창적인 기획으로 출연자가 가진 역량을 활용하되 여기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 방송에서 출연자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 시청자들은 차별화된 매력이 없는 프로그램에 쉽게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는 시작부터 한계가 보였다. 지난해 파일럿을 먼저 선보인 ‘전참시’는 연예인과 매니저의 하루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월 정규 편성됐다. ‘전참시’는 회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일상이 담긴 VCR을 공개한다. 당사자를 포함한 또 다른 연예인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이를 감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액션과 참견들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전참시’의 틀이다.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하나의 장르로 굳어진 관찰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식이다.

그래서인지 ‘전참시’ 방송 초기, 이 프로그램의 유일한 차별점인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전참시’의 인기를 견인한 것은 이영자의 먹방이었다. 처음에는 이영자가 매니저에게 맛집을 소개해주고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잘 맞아떨어지는 보였으나 점점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 제작진이 이영자의 먹방과 맛 표현을 위주로 편집하면서 마치 ‘전참시’ 속 하나의 코너가 된 듯했다.

그러다 사고가 터졌다. 한 스태프의 편집이 문제가 됐다. 이영자가 말하는 장면을 뉴스 형식으로 편집한답시고 세월호 보도 화면을 삽입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MBC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아이 심각하게 다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도 ‘전참시’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 중지’ 및 ‘관계자 징계’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전참시’는 약 8주간 방송이 중단됐다.

최고 시청률 9%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구가하던 중 치명적인 논란을 자초한 만큼 ‘전참시’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였다. 그렇게 지난 6월 30일 ‘전참시’가 돌아왔다. ‘전참시’는 새로운 출연자로 개그맨 박성광과 매니저 임송 씨를 초대했다. 두 사람의 출연은 ‘전참시’가 다시 자리잡는 데 큰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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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20대 초반의 임송 씨는 박성광의 매니저가 된 지 얼마 안 됐다. 덕분에 프로그램 내에서 ‘병아리 매니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박성광과도 어색하다. 이 때문에 두 사람에게서는 오래 호흡을 맞춘 사이에서 나오는 케미스트리가 부족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연예인으로서의 박성광, 매니저로서의 임송 씨 각자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덕분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층 수월했다.

아직 매니저 일이 서툰 임송 씨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박성광 몰래 노력을 거듭한다. 무뚝뚝한 성격의 박성광은 임송 씨가 실수를 저질러도 주눅 들지 않도록 은근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임송 씨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겪어본 적 있는 사회 초년생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또 여러 방면으로 박성광을 케어하는 임송 씨를 통해 운전과 스케줄 조율 외에도 매니저가 신경 써야 할 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반대로 티내지 않고 배려하는 박성광을 보면서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처럼 박성광과 임송 씨는 역대 출연자들 중 가장 어색한 한편, 선후배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이들이 보여주는 일상이 연예인과 매니저의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전참시’의 가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시청률에도 탄력이 붙었다. 지난 11일 방송한 ‘전참시’ 16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9.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방송 재개 이후 처음 9%대에 진입했다. 게다가 방송이 중단되기 전 ‘전참시’가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9.4%(9회)에 한발 가까워진 수치라 앞으로의 상승세가 더욱 기대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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