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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신과 함께2’ 하정우 “작품 선택 기준? 이야기 못지않게 중요한 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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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니까요”

그야말로 엄살이다. 1400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신과 함께-죄와 벌’의 후속작인 ‘신과 함께-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 개봉을 앞둔 하정우는 전편의 성공에도 안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1일 개봉한 ‘신과 함께2’는 역대 최고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며 쌍천만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과 함께2’는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삼차사의 과거사가 공개되며 이야기는 탄탄해졌다. 1편에서 저승 가이드 역할만 해 아쉬움을 남겼던 하정우는 2편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역시 하정우는 하정우다.

▲ 1편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서 2부에선 흥행에 대한 부담은 덜 할 것 같아요

“그렇지도 않아요. 흥행이 보장된 건 아니니까요. 요즘엔 SNS 때문인지 관객들끼리 소통이 활발해졌어요. 예전엔 재미없다고 해도 천천히 관객수가 줄어서 아름답게 퇴장했는데 지금은 거의 실시간이더라요. 2013년 ‘군도’ 때 아름답게 퇴장을 했었어요(웃음) 첫날 역대급 스코어를 기록하고 다음 주부터 관객수가 확 떨어지기 시작했죠. 요즘엔 더 가차 없는 것 같아요. ‘신과 함께-인과 연’도 1편과 색이 다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 1, 2편 같이 작업을 했는데 '신과 함께2'까지 보고 나니 만족하나요?

“만족감 보다는 다행스러운 마음이죠. 김용화 감독이 준비를 잘 했고 제작진은 4시간 40분짜리 영화를 한 번에 찍은 거나 마찬가지에요. 그런 것에 대한 사전 계획을 잘 세웠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1편 보다 2편에서 더 강해졌다고 느낀 부분은?

“드라마의 결이 강해졌어요. 1편은 캐릭터가 보여지기 보단 드라마 자체가 셌다면 2편은 캐릭터와 드라마가 앙상블을 이뤘죠. 드라마만 보이고 인물들이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조화롭게 구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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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신파적 요소가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이미 2편을 다 찍어놓은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해명하고 싶진 않았나요?

“맞아요. 그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죠(웃음) 2편을 보면 다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든 입장에서 느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 설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 강림의 캐릭터가 1, 2편에서 전혀 다른 결이라서 동시에 찍었을 때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한꺼번에 찍었기 때문에 그런 캐릭터 소개가 후반부에 된다는 차이지 연기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아마 캐릭터가 잘 보이게 느껴진 건 1000년 전 드라마가 잘 뒷받침 돼서 풍부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 ‘신과 함께’는 1, 2부를 동시에 찍는 등 한국 영화사에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하정우에겐 어떤 의미가 있나?

“좋은 측면도 있고 나쁜 측면도 있어요. 나쁜 면은 미국이 먼저 겪고 있죠. 너무 상업화가 돼서 스튜디오 중심이 됐어요. 옛날엔 여러 스타일이 있었는데 이젠 다 캘리포니아 스타일이 됐죠.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주의 감독 작품을 만나보기 힘든 것 같아요. 좋은 점은 한편으로 장르의 다양성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에서 끝난 게 아니라 해외에 도전해볼만한 지점이 있죠. 저예산 영화들이 상상의 폭을 넓혀갈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 팀도 ‘신과 함께’가 범아시아적으로 인기를 끌줄 몰랐어요. 그런 성과를 봤을 때 제일 놀라웠죠”

▲ 1, 2편 동시에 찍어보니 이런 시스템이 보편화 될 수 있을 것 같나요?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른데 만약 ‘장군의 아들’ 시리즈라면 찍을 수 있겠죠. 이야기가 발전된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과 함께’만 보자면 원작 웹툰 그 후는 작가의 상상력에 맡겨야 해요. 그러면 자유롭고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제작사의 의지가 있어야 하겠죠. 3~4편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스케줄이 맞는다면(웃음)”

▲ 사극 분장 한 것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제가 사극 나온 게 기억 나세요?(웃음) 오래 됐어요. 2004년에 ‘무인시대’라는 KBS 대하사극에 나왔어요. 이덕화 선생님 셋째 아들이었어요. 유투브에 백숙 먹방으로 찾으면 나와요(웃음) 그땐 매니저도 없이 혼자 버스타고 지방가고 KBS 로비에서 연기 연습 했어요. 촬영 콜이 5시면 새벽 1시에 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첫 사극이었거든요. ‘군도’는 좀 유니크한 사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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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화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요?

“재미있고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죠. 상상력이 많다고 생각했고 그런 지점이 즐거웠어요. 작가주의 영화든 상업영화든 감독의 생김새대로 나온다고 생각해요. 노력과 정성으로 만드는 마음은 똑같아요. 좋은 감독들의 공통점이죠. 김용화 감독은 그 점에서 진실 되고 꾸밈없이 내놓는 사람이에요. 또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해요. 20년을 알았는데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사람이에요”

▲ 연출에서 만큼은 하정우의 색이 드러나길 바라나요? 배우로 작품을 선택할 때와 생각이 다를 것 같아요.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아마 ‘롤러코스터’가 날 닮은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허삼관 이야기’는 지나고 보니 그 소설을 소화하기엔 내가 부족했단 생각이 들어요. ‘허삼관 이야기’ 이후 4년이 흘렀는데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을 계속 했어요. 작년 12월에 결정해서 시나리오 초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케이퍼 무비를 표방한 코미디로 언론사 기자가 주인공이에요. 무겁거나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지금 준비 중인 작품을 다 찍으며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제목은 비밀입니다”

▲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에요?(현재 하정우는 세 편의 영화 ‘클로젯’ ‘백두산’ ‘보스턴 1947’을 준비하고 있다)

“늘 이렇게 해왔어요. 요즘은 주 52시간 규정이기 때문에 배우가 현장에 남아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드라마는 엄청나게 힘들지만 영화는 나름 스케줄이 있어서 생각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올해 상반기엔 쉬었어요. 피렌체 영화제 초청을 받아서 간김에 이탈리아 여행도 갔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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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개인전도 하고 있는데 그런 작업이 영화 작업을 할 때 영감을 주나요?

“보통 인물화를 많이 그리는데 배우로서 캐릭터나 인간상에 관심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물화 위주로 그려요. 한편으론 배우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관객과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소통을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네요”

▲ 드라마는 계획이 없나요? 작품 선택할 때 기준이 있다면?

“좋은 대본이 있다면 하는데 급하게 작품을 선택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2~3작품 결정해 놓고 미리 스케줄을 정해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어도 하기가 쉽지 않죠. 작품을 선택할 때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봐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못지않게 보는 게 사람이에요.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해요.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만드는 사람의 그릇이 작다면 못해요. 하지만 이야기가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해도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의 그릇이 크면 함께 발전시킬 수 있죠. 그래서 만드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보려고 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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