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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잇 수다] ‘변산’-‘허스토리’ 뜨거운 반응에도 고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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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예상치 못한 고전이다. 개봉 전 많은 기대를 받았던 ‘변산’과 ‘허스토리’가 막상 뚜껑을 연 뒤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두 작품이다.

지난 1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에 따르면 개봉 2주차를 맞았음에도 마블의 ‘앤트맨과 와스프’가 43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마블 스튜디오의 유종의 미를 장식할 작품이니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반면 ‘앤트맨과 와스프’와 같은 날 개봉해 정면승부를 한 ‘변산’은 약 43만명의 관객을 모았을 뿐이다. ‘앤트맨과 와스프’ 전주에 개봉한 ‘허스토리’는 더 심각하다. 누적 관객수 31만명,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변산’은 ‘쇼미더머니’ 전 시즌에 모두 출전한 래퍼 심뻑, 학수(박정민)가 의도치 않게 고향 변산으로 소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충무로 이야기꾼 이준익 감독이 그리는 청춘 3부작의 마지막이 되는 작품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랩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내세웠다. 충무로 대세로 떠오른 박정민의 노력까지 더해져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개봉 한 달여 전부터 라디오 홍보는 물론 영화의 특성에 맞게 게릴라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박정민은 직접 브런치에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한 후에는 극 중 등장하는 랩의 음원을 공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으나 성적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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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는 더 의아하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23번이나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정부와 싸운 위안부 할머니들의 관부 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인 ‘허스토리’는 개봉 전부터 필람 영화롤 꼽혔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뤘던 위안부 소재이긴 하지만 ‘관부 재판’이라는 색다른 소재가 시선을 모았고 무거운 소재임에도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아 호평을 얻었다. 영화 개봉 전부터 많은 일반 시사회를 진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개봉 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현지 프로모션만으로 선판매에 성공했다. 각계각층의 관심도 이어졌다. ‘허스토리’가 가진 의미에 공감을 표하며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교육감이 직접 GV에 참석하는가 하면 전국 역사교사모임,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법무부,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의 단체 관람을 통해 추천에 나섰다. 그럼에도 많은 관객들이 ‘허스토리’를 만나지 못했다.

두 작품 모두 실관람객의 반응은 뜨거웠다는 점이 아쉬움을 더한다. CGV에 따르면 실관람객이 영화에 대해 평가하는 골든에그 지수가 ‘허스토리’는 98%, ‘변산’은 93%다. 그럼에도 두 작품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의 수준은 안타까울 정도다. 15일 기준으로 ‘변산’은 446개, ‘허스토리’는 77개 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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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은 같은 날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의 기세에 기를 못 펴고 있는 상황이다. 763개 상영관에서 3299번이라는 상영 횟수로 시작한 ‘변산’은 일주일 만에 494개관, 1279번으로 상영 횟수가 줄었다. 같은 날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는 1616개 상영관에서 상영 횟수 8957번으로 시작해 일주일 뒤 1391개관에서 7545번 상영됐다. 흥행에 따른 결과라곤 하지만 격차는 심각하다.

‘허스토리’의 사정은 더 안타깝다. 개봉 당일(6월27일) 상영관 696개, 상영횟수는 2618번이었던 ‘허스토리’는 개봉 일주일만에 상영관 282개, 상영횟수는 440번으로 줄었다. 그마저도 조조나 심야시간에 배치가 되어 퐁당퐁당 상영을 이어갔다. 개봉 당일에도 2주 먼저 개봉한 ‘탐정: 리턴즈’보다 적은 관을 배정 받은 ‘허스토리’는 개봉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192개관(15일 기준)을 유지한 ‘탐정: 리턴즈’보다 상영관 수가 적다. 안타깝지만 ‘탐정: 리턴즈’보다 먼저 막을 내리게 생겼다.

이렇듯 영화를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상황에 놓이자 관객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 ‘허스토리’의 경우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스템을 지적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오기까지 했다. 적은 상영관 속에서 두 영화를 볼 수 있는 관객들의 기회는 박탈당했다. 자본주의의 당연한 논리라고 하기엔 씁쓸한 결말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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