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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잇 수다] ‘마녀’, 마초 전문 감독의 변신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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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마초 감독도 변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다. 박훈정 감독에겐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2010년 데뷔작 ‘혈투’ 이후 그가 내놓은 영화 중 유일하게 여성 타이틀롤 작품이다.

박훈정 감독은 남성 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각본에 참여한 영화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를 비롯해 연출까지 함께 한 ‘신세계’ ‘대호’ ‘브이아이피’(VIP) 등 남자 캐릭터가 전면에 선다.

특히 박훈정 감독의 대표작인 ‘신세계’는 한국형 범죄 느와르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신세계’는 거친 남성들의 조직 세계를 그려내며 이정재, 황정민, 박성웅이 연기한 캐릭터들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박훈정 감독은 느와르 장르의 새로운 피이자 마초 감독으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남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답게 여성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소모적으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개봉한 영화 ‘브이아이피’는 극중 이종석에게 살해당하는 여성들의 전라 노출, 고문 장면 등이 여혐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신세계’에서 드문 여성 캐릭터였던 송지효가 드럼통 안에서 살해 당하는 모습도 다시 되돌아보면 남성 중심적 시선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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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 덕분에 마초 감독라는 인식이 강했던 박훈정 감독이 ‘마녀’로 변신을 시도한다. ‘마녀’는 일단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예 김다미가 데뷔작부터 주연을 맡았다. 예고편만 보더라도 영상미가 돋보이는 액션신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조민수가 맡은 닥터 백 역할은 원래 남성으로 설정됐으나 제작 단계에서 여성으로 성별이 바뀌었다. 조민수는 앞서 가진 제작보고회에서 “남자 캐릭터를 내게 던져줄 때 박훈저 감독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이 역할이 각인돼 여성 배우도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된다면 뿌듯할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남자 배우는 그림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자윤을 찾는 마스터최 역의 박희순은 적은 분량임에도 출연을 결정하며 “이 영화는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내가 배경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성 영화는 찾아보기 힘든 충무로에서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남성 영화의 대표격으로 불리던 감독의 변화도 반갑다. ‘마녀’가 여성 캐릭터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7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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