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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손 꼭 잡고’ 성령 “숨은 매력, 하나씩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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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간호사 은미 역으로 드라마 데뷔한 배우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반전의 연속. 배우 성령과 만남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성령은 최근 종영한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통해 안방극장에 처음 얼굴을 비춘 신인이다. 극 중 의사 석준(김태훈)을 짝사랑하는 간호사 은미 역을 맡았다. 적은 분량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직접 만나 오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 배우, 매력이 끊이질 않는다.

나긋나긋한 말투에 차분해 보이지만, 그는 주짓수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체력과 열정이 강하다. 인터뷰 내내 겸손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아직 보여주지 못한 매력이 훨씬 많다고 자신할 수 있는 자기 확신도 갖고 있다.

연기력은 물론 보장됐다.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출신으로 ‘이월’ ‘주관식 문제’(2017) ‘정민의 성인만화’ ‘행복의 첫날’(2016)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2014)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인정받았다. 실력과 매력을 겸비한, 준비된 신예 성령의 활약을 지켜볼 차례다.

▲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로 드라마에 데뷔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이어서 긴장도 부담도 컸습니다. 초반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는데 좋은 선배님, 스태프들을 만나 무사히 촬영을 마쳤죠”

▲ 주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태훈의 도움이 컸겠습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태훈 선배님이 말을 엄청 많이 걸어주셨어요. 어렵거나 불편한 부분 있으면 꼭 말해 달라고 하시고요. 예를 들면 대본에 적힌 캐릭터의 말투나 행동이 소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신인이라 말은 못 하고 혼자 앓고 있으면 알아차리고 직접 바꿔주신다거나 해결해주셨어요”

▲ 극 중 김태훈을 짝사랑하는 설정이었는데요
“선배가 항상 ‘나를 짝사랑해야 한다니, 힘들겠다’ 이러셨는데,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분이었어요. 평소에 정말 잘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거든요. 또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어려워하는 과정을 지켜보셨잖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는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네가 힘들어하는 것, 고난과 역경, 나와 다른 선배들도 모두 겪었다. 그런 것들을 이겨냈기에 우리가 선배인 거다. 견뎌야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요. ‘괜찮아, 잘 할 거야’라는 위로보다 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첫 작품부터 이렇게 좋은 선배를 만나다니,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가까이서 지켜본 한혜진은 어떤 배우였나요?
“쉬는 시간에는 나와 다정히 이야기 나누시다가도 촬영만 시작되면 집중을 하시는 게 신기했어요. 극의 분위기가 무겁고, 특히 선배는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지켜보는 사람이 함께 몰입하게끔 연기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내 촬영이 없을 때도 선배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구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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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은 함께 출연한 배우 김태훈, 한혜진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사진=마일스톤컴퍼니)


▲ 드라마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은 어떻던가요?
“처음에는 연기가 아니라 얼굴만 보이더라고요(웃음) 단점만 두드러져서요. 집중도 안 되고, 옆에 가족들이 있으니까 창피하고… 처음으로 독립을 꿈꾸게 됐어요. 시간이 흘러서 가족들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성장하고 싶습니다”

▲ 가족의 반응은요?
“본방송을 보면서 엄마가 엄청 웃으셨어요(웃음) 남동생은 자취 중이라 따로 연락은 안 했는데, 포털사이트 댓글에 ‘간호사 연기하는 배우, 우리 누나다’라고 달려있더라고요. 누가 봐도 내 동생이었어요. 내가 오래 배우를 꿈꿨던 것을 아니까 다들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 연기는 언제 시작했습니까?
“어릴 때 소심한 성격을 바꾸려고 연기 학원에 다녔어요. 배우다 보니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원래는 장래희망이 많았거든요. 운동이나 손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경찰이나 군인도 되고 싶었죠. 그런데 배우를 하면 모든 직업을 살아볼 수 있잖아요. 내게는 큰 재미였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연극부에 들어갔고, 이후 서울예술대학에 입학하면서 연기를 계속하게 됐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는데 연기만큼 희열을 주는 일이 없더라고요”

▲ 서울예대 연기과 출신으로 여러 무대에 올랐다고 들었는데,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25살쯤 출연한 ‘새’라는 연극이요. 극 중 오희망 역을 맡았어요. 작품 자체가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인데, 희망이만 이름처럼 유일하게 희망을 품은 아이였죠. 그래서 연기하기 어려웠고 또 그만큼 공을 들여 준비했습니다. 무대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이 배로 컸던 것 같아요”

▲ TV 데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는 괜찮은데 주위의 걱정이 컸어요. 다들 기술을 하나라도 배워놔야 하지 않겠냐고 했죠(웃음) 그렇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어요. 잘할 수 있고, 그걸 보여주리라는 확신이요.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다른 직업에 비해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했죠”

▲ ‘이만하면 잘 됐다’고 생각할 만한 기준이 있을까요?
“우리 집 근처에 시장이 있는데요. 시장 상인들이 나를 백조로 알아요. 어느 정도 나이 차 보이는 여자가 시간대에 상관없이 돌아다니니까요(웃음) 그런데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출연 후 조금씩 알아보시더라고요. 자부심이 생겼어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올해의 목표는 시장 사람들이 다 나를 알아보는 거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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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공효진의 팬이라고 고백한 성령(사진=마일스톤컴퍼니)


▲ 오디션 경험 많죠?
“셀 수 없을 정도죠.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웃음) 거의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탈락하면 서운함이 크지만, 그 슬픔에 오래 사로잡혀 있지는 않아요. 신기한 게 안 좋은 기억은 금방 잊어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기억조차 못 할 정도예요. 장점인 것 같아요”

▲ 그래도 힘이 들 때는 무엇을 했나요?
“무조건 땀을 흘려야 해요.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주짓수를 꽤 오래 배웠고, 아크로바틱이나 요가도 꾸준히 했어요. 주짓수는 2년 전쯤 재미로 시작했는데 지는 게 싫어서 매일, 하루에 4~5시간씩 다녔어요. 주짓수가 많이 다치는 운동이라 손가락 관절이 안 좋아졌어요. 귀에 피가 차서 퉁퉁 부은 적도 있었고요. 결국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하면서 그만뒀죠. 지금은 발레를 배워요”

▲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의지가 대단하네요
“의지보다 승부욕이 강해요. 지는 걸 너무 싫어하거든요. 실은 그래서 주짓수도 못 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드라마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새로운 승부욕이 생겼죠”

▲ 롤 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습니까?
“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요.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잖아요.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 작품 속에서 귀한 존재가 되고 싶달까요. 국내 배우 중에는 공효진 선배를 진짜 진짜 좋아해요! 매일 선배가 내 친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요(웃음) 어릴 때는 선배가 나오는 잡지를 스크랩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집에 있어요. 선배의 패션도, 무슨 역할이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능력도 좋아합니다”

▲ 앞으로의 포부는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아요.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게 생각보다 많거든요(웃음) 앞으로 하나씩 꺼내 보여드릴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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