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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읽기] 위아더나잇 ‘스노클링’, 그 어느 때보다 다정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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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더나잇 스노클링(사진=위아더나잇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깊은 고찰을 거친 비유와 여지가 있는 가사를 선보이던 밴드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이 달라졌다. 이번 새 싱글 ‘스노클링’은 마치 위아더나잇이 자발적으로 쓰고 있던 불투명한 막을 한 차례 걷어낸 듯한 앨범이다. 어렴풋한 청춘과 사랑을 그리던 이전에 비해 보다 직접적이라는 말이다.

타이틀곡 ‘스노쿨링’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고요하고 깊은 저 바다 속을 유영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곡이다. “우린 별 거 아닌 말들도 모든 걸 기억해주는 거야/우린 사랑이라 부르지 말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 충분해”라고 시작되는 가사는 “사랑해”라는 말보다 더 애틋하게 와 닿는다.

동시에 위아더나잇만의 감성적인 표현은 여전하다. 투명한 연주 소리는 물과 빛이 닿았을 때 만들어내는 반짝임과 닮아있다. 다만 그 일렁이는 아름다움을 바깥이 아닌, 물속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다. 반짝이는 무언가를 초점이 나간 이미지로 봤을 때 더욱 영롱하고 몽환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부드럽게 부서지는 물방울은 신시사이저의 잇단 음으로 나타낸다.

더 나아가 ‘스노클링’에 따르면 바다 속에서는 물리적인 호흡이 불가능할지언정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내뱉는 숨결은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편안하다. 노래에서 말하는 바다는 단순히 우리와 다른 세계인 공간이 아니다. 고작 한 발짝 아래인 허공에 불과할지라도 비로소 들숨과 날숨을 ‘멀쩡하게’ 내쉴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아이러니함을 궁극적으로 가능케 하는 사람이 바로 너와 나, ‘우리’다.

수록곡 ‘별을 지우고 꿈을 잊고’는 ‘스노클링’보다 더 달콤하다. 가사 역시 결을 같이 한다. “이제 겨울이 다르게 보여 어제와는” “별을 지우고서 나는 상관없어/꿈을 지우고서 너를 가득 채워”와 같은 말들이 그렇다. ‘두 곡의 가사는 ‘너 하나면 모든 것이 괜찮다’는 마음을 관통하고 있다. 그 어떤 고백보다 마음을 뒤흔든다.

멜로디 면에서는 그간의 위아더나잇 곡 중 가장 다정하다. 어쿠스틱한 연주로 시작하는 노래는 시종일관 밝고 깨끗하다. “셋 둘 하나 둘” 가사 다음 나올 후렴구에서는 일명 ‘터진다’고 말하는 구간이 나올 법도 하지만, 위아더나잇은 자신들만의 속도로 템포를 유지한다. 동시에 보컬은 다른 곡들보다 좀 더 힘이 들어가 있어 노래에 반전이 없었을 때 오는 허무함을 상쇄한다. 결국 위아더나잇의 이번 새 싱글 '스노클링'은 오히려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 꺼풀 베일을 벗었을 때 신선한 매력이 드러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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