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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지금, 죽으러 가는 자들의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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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자살한 이들의 시신에는 자살 시도의 순간 저항의 상흔이 남아있다고들 한다. 그것이 무의식이라면 본능일테고, 자의식이라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을 후회하는 순간의 증거가 될 터다.

'놀라운 페이지터너'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 추리계의 유망주로 부상한 정해연 작가는 신작 스릴러 '지금 죽으러 갑니다'를 통해 자살하고 싶은 자들의 내면에 집중한다.

전작에서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투영하는 섬뜩한 묘사가 압권”이라는 평을 들은 정해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집단 자살’이라는 주제를 통해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1위라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한다. 기억을 잃고 삶의 의욕을 잃은 한 남자가 인터넷 자살 카페를 통해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쾌락살인마를 만나 아이러니하게도 살고 싶어지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병원 침대에서 눈을 뜬 태성은 사업 실패로 자살을 하려던 부모가 아들을 먼저 죽이려고 자신의 방에 번개탄을 밀어 넣었다는 사실과 기초 생활 수급자라는 고달픈 현재 신분이란 현실만 손에 쥐고 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그에게 동반 자살 카페 ‘더 헤븐’은 마치 계시처럼 느껴진다. 사연을 올린 태성에게 ‘메시아’라는 사람이 함께 동반 자살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접근해 온다.

그렇게 태성은 동반 자살 시도자들과 죽을 곳으로 움직인다. 한편 경찰에서는 최근 강원 지역에서 일어난 동반 자살 사건들에 유일한 생존자가 존재했으며, 그 사람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기묘한 공통점을 발견한다. 죽기 위해 모인 다섯 명, 모두가 죽음을 원하지만 이들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죽음을 꿈꾸는 살인마였다.

삶이 죽는 것만큼 괴롭기에 자살을 택하려는 사람들, 그러나 혼자 죽는 것은 무섭다. 그렇기에 모인 동반 자살 시도자들은 예측 불가의 일들 속에 각자 숨기고 있던 욕망과 비밀, 속마음을 드러내게 된다. 자살 직전의 기묘한 동거는 점차 생각 외의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인간의 삶에 대한 욕망의 이야기"란 평을 받고 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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