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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뷰] 뮤지컬 ‘젊음의 행진’ 아련한 기억으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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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젊음의 행진(사진=PMC프로덕션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8090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들어보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대중적인 명곡들이 관객의 마음을 홀린다. 끼 많은 배우들을 통해 터져 나오는 노래는 세대를 아우르는 흥겨운 매력이 있다. 그야말로 음악을 통해 일치단결하는 순간, 뮤지컬 ‘젊음의 행진’만의 깊은 에너지를 맛볼 수 있다.

‘젊음의 행진’은 서른다섯 살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 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추억을 떠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추억의 만화 ‘영심이’와 80~90년대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바탕으로 제작돼 관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 시대의 추억을 떠올리도록 만든다.

그런 점에서 ‘젊음의 행진’은 아련한 추억의 대명사다. 과거의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신나는 명곡들이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지며 많은 이들의 추억을 간질인다. 이를 통해 따뜻한 기억으로의 여정을 부추긴다. 상기의 힘만이 시간회귀의 본질을 몸소 체험케 한다. 그러나 지나간 시절에 대해 뭔가를 떠올릴 순 있어도 다시 돌아갈 순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시간의 수인이다. 기억 속 서정을 아무리 두드려 봐도 끝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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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젊음의 행진(사진=PMC프로덕션 제공)


그럼에도 ‘젊음의 행진’ 의미가 남다른 건 추억의 형태가 흐릿해져도 정서적 평안은 뚜렷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시절 스스로 덧입힌 기억의 유토피아를 떠올리자면 누구든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유 같지 않은 이유(박미경)’ ‘말해줘(지누션)’ ‘모여라(송골매)’ ‘마지막 콘서트(이승철)’ ‘영원한 사랑(핑클)’ ‘언젠가는(이상은)’ 등 주옥같은 명곡들이 그 매개가 된다. 마치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을 먹다가 그 맛을 통해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되듯 추억은 영원히 돌고 돈다.

무엇보다 색감이 뛰어나고 다채로운 무대 활용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알록달록한 색채에 향수를 자극하는 무대디자인은 서정성을 극대화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기억을 툭툭 건들도록 만드는 정감 어린 배경과 아기자기한 조형물은 특히 무대 위 인물에 대한 따뜻한 감정 이입을 거든다.

다만 8090세대의 기억을 공유하지 않는 좀 더 어린 세대들에게는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심해야 할 듯 싶다. 음이 익숙해서 함께 흥얼거리는 것은 단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지 작품에 대한 온전한 공감의 표출은 아니다. 화려한 안무와 노래는 좋지만 작품 안에 전부 꾸역꾸역 집어넣어 서사가 늘어지는 점도 좀 아쉽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오는 5월 27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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