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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블락비 피오 벗었다’ 배우 표지훈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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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훈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무엇보다 ‘같이하면 좋은 배우’라는 소릴 듣고 싶어요”

블락비 ‘피오’로 대중적인 표지훈에게는 반전 매력이 숨어있다. 그는 극단 ‘소년’의 연극 ‘슈퍼맨닷컴’에 출연한다. ‘소년’은 그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극단이다. 연극배우로서 그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내려오면 다시 홍보를 자처해 사방팔방 뛰어다닌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만든 무대이기에 애정이 더 깊다.

■ 극단바라기의 꿈

‘슈퍼맨닷컴’은 표지훈이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동창들과 만든 극단 소년의 첫 연극이다. 그는 작품에서 은달 역으로 출연한다.

“가수로 무대에 설 때나 연기자로 설 때나 맥락은 비슷해요. 물론 준비가 잘 돼 있으면 더 자신 있게 꺼내 보일 수 있죠. 공연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관객 분들이 가볍게 보러 와줬을 때 웃음을 드리는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해요”

그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만큼 어렸을 때부터 연극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어렸을 적 TV를 보면서 배역을 통해 그럴듯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 연기자라 생각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즐겁기도 하고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런데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악 쪽에 더 많은 재미를 느꼈어요. 당시 준비가 많이 안 돼 있었는데도 일이 잘 풀려 가수활동을 먼저 하게 됐죠. 그러다 친구들이 군대를 제대하면 극단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함께 의기투합하게 됐어요. 책임감을 갖고 일단 해보자고 해서 시작됐죠. 극단 이름이 ‘소년’인 이유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소년 같은 모습을 잃지 않고자하는 마음으로 지었던 것 같아요”

그는 극단 활동을 하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취지를 좋게 봐준 현 연출가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작품이 어렵사리 본 공연에 올라가기까지 도움의 손길들도 많았다.

“극단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싶지만 다른 활동 때문에 좀 여의치 않으면 홍보라도 도움이 되려고 해요. 친구들도 나가서 뭐라도 하라고 하니까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죠. 사실 처음 워크숍 공연을 할 땐 현실적으로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어려웠거든요. 다들 ‘열정 페이’로 일하다시피 해서 모든 스텝들에게 얼른 적당한 대가를 줄 수 있는 날이 오는 게 목표였죠. 다행히 올해는 투자를 받아 공연을 올리고 페이도 지급할 수 있게 돼 뿌듯하고 행복해요”

이번 시즌 공연은 재작년이나 작년보다 일반 관객층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팬들이 관객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 부분을 메워나가는 것이 극단에게 남겨진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한다.

“군대를 가기 전까지 팬들보다 극단을 사랑해주는 일반 관객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그 힘으로 앞으로는 재미있는 일들을 실행에 옮기는 극단이 됐으면 하죠. 극단이지만 웹드라마나 독립영화도 만들고,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독립영화로 올려보고 싶기도 해요. 또 다른 극단과 콜라보로 작품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다른 연출을 통해 우리 작품이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하기도 하죠. 물론 연기하는 우리만 재밌으면 안 된다고 봐요. 보는 사람들이 모두 재밌고 공감이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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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훈


■ 배우는 배우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적응은 다 했어요. 지금은 채워가는 중이죠. 오늘 무대에서 비었던 부분이나 부족했던 지점들을 더 메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슈퍼맨닷컴’은 재작년과 작년을 거쳐 거듭 발전했다. 대사나 장면들이 변화했으며 표현하는 방식도 더 성숙해졌다. 무엇보다 작품을 대하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크다는 게 매력이다.

“연기하면서 재밌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배워가는 게 정말 많아요. 특히 무작정 부딪친다고 되는 건 아니고, 차근차근 자세히 알아가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죠. 연출님 덕분에 알게 된 다른 연출, 감독, 배우들을 통해서도 조언을 많이 얻고 배워가는 중이에요. 친구들도 아르바이트로 무대 관련 일을 한다거나 독립영화 스텝 일을 하는 등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점들을 열심히 찾아나가고 있어요. 덕분에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죠”

표지훈은 만족을 모른다. 무엇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그는 단원들과 함께 대본 창작부터 무대장치까지 직접 설치하고, 워크숍 공연 이후 다시 작품을 쓰고 다듬어 공연을 올린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인물들이 실제 분장까지 하자 연습할 땐 느끼지 못했던 울컥함이 밀려왔다고.

“‘슈퍼맨닷컴’에선 코믹하면서도 정서가 잘 드러나는 인물을 연기해요. 물론 지금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역할인 건 분명하지만,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무엇보다 우리만 사랑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관객 분들이 사랑해주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가야죠”

가수로선 피오로 무대에서 활약하지만 배우로선 표지훈으로 연기에 매진한다. 둘은 같은 듯 다르지만 모두 열정이 넘친다.

“표지훈과 피오로 무대에 설 때 모두 비슷한 지점이 많아요. 무대 위에서 대중적으로 비쳐지는 모습이나 열심히 알아가려는 모습 등이 닮아있죠. 이런 면모들을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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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훈만의 곧은 길

어느덧 블락비 데뷔 8년차인 표지훈은 여전히 아쉬운 지점이 많고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많다.

“블락비 멤버들은 재작년과 작년에 이미 작품을 보러 왔어요.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하는 일이 성격과 잘 맞아 보기 좋다는 응원도 받았어요. 물론 처음엔 다들 걱정을 많이 하고 무대에서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그래서 장난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얘기했죠. 그 마음을 잃지 않고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블락비 멤버들은 피오를 향한 응원이 아닌 연극배우 표지훈을 위한 응원을 보낸다. 여기에 팬들도 응원을 보탠다.

“까불까불하고 랩만 하던 막내가 갑자기 1년에 한번은 꼭 친구들과 공연을 해야 한다니까 걱정하는 팬 분들이 많았어요. 또 블락비나 극단에 양 측에 모두 피해가 가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그럼에도 내심 믿는 구석이 있었어요. 열심히 하면 좋아해주실 거라 생각했죠. 마찬가지로 결과는 좋았어요”

그는 많은 걸 해보고 싶어 항상 도전한다. 그러나 쉬운 길로는 가지 않는다. 정직하게 열심히 하면 알아줄 거라는 마음으로 묵묵히 정공법을 택한다.

“사실 뭘 하든 블락비라는 이름이 있어 더 예쁘게 봐주시는 듯하지만, 이걸 이용하기보단 다른 배우들이 겪는 과정을 그대로 겪어보고 싶어요. 너무 쉽게 기회를 얻으면 편견이 생길 수 있잖아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직접 프로필을 만들고 오디션을 보러가는 과정부터 순차적으로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드라마를 할 때도 1, 2차 오디션을 거쳐 기회를 만들어나갔어요.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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