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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추리소설의 대가가 쓴 연애소설, 그 남다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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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애의 행방'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추리소설의 대가가 연애소설을 내놔 눈길을 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흥미로운 일탈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순전히 스노보드 취미로 시작돼 스노보드 전문지 의뢰에 따라 연재한 소설이다. 그간 자신의 작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을 조명해 온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신만의 색채를 담아 현실적이고 솔직한 연애소설 ‘연애의 행방’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연애의 행방’은 ‘백은의 잭’ ‘질풍론도’ ‘눈보라 체이스’ 등에 이은 스키장 연작 ‘설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시리즈의 배경인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을 무대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사를 작가 특유의 흡인력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점이 매력적이다.

소개팅에서 만난 모모미와 스키장을 찾은 고타는 곤돌라에서 잘 아는 사람과 꼭 닮은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고글을 벗고, 페이스마스크가 벗겨지면서 드러난 얼굴은 고타의 동거 상대 미유키. 양다리를 걸친 남자가 애인과 스키장에 놀러 왔다 공교롭게 약혼녀를 마주친 셈. 이들 뿐 아니다. 멋진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스키장에 왔다가 의외의 상황에 봉착하거나 스키장 단체 미팅에 참여했다 인연을 만나기도 하는 다양한 이들의 꼬이고 얽힌 사랑의 화살표가 흥미를 돋운다.

‘연애의 행방’에서는 ‘겔렌데 마법’이 떠오른다. 설원의 분위기가 단점은 가려주고 장점은 부각시켜주기 때문에 스키장에서는 사랑에 빠지기 쉽다는 법칙. 그래서인지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에서도 사람들은 자꾸만 사랑에 빠진다. 동계스포츠를 애호하고, 특히 스노보드를 즐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저자의 이 작품은 스노보드 전문지의 의뢰에 따라 연재한 소설로, 설원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남녀 8인이 각자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랑의 화살표 앞에서 조금은 한심해지고, 조금은 이기적이고, 조금은 과감해지는 사람들의 속절없이 꼬이는 연애전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번진다. 작가의 필력이 더해지며 다음 내용이 궁금한 이야기로 꾸려졌다. 무엇보다 가벼운 이야기 속에는 사랑의 주파수를 맞추는 데 필요한 인생의 조언이 새겨져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표 연애소설의 재미가 한 데 담겨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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