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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읽기] 비하인더의 독특한 시선, 따뜻함으로 완성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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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올해 데뷔해 음악으로만 승부를 보는 가수가 있다. 검색을 해도 나오는 정보가 별달리 없다. 이 가수를 알아갈 단서는 오직 앨범 뿐. 지난 6월과 11월 내놓은 두 장의 앨범은 비하인더의 뚜렷한 색깔과 음악적 고집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비하인더의 시선은 미래를 향해있다. 첫 번째 미니앨범 ‘올드 에스에프 무비(Old SF Movie)’는 레트로 사운드로 미래의 일상을 이야기한 앨범이다. 어떤 행성에서 작은 우주선을 타고 돌아다닌 추억을 회상하는 ‘오케이 스타(O.K Star)’, 인간을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는 로봇의 ‘로못 송’, 행성 한 가운데서 지구를 바라보며 부르는 ‘솔져(Soldier)’ 등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주의 느낌을 담아낸 곡들은 대부분 장르나 무드 면에서 몽환적이거나 신비로운 색채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비하인더는 아예 제3자의 눈으로 우주와 지구를 바라본다. 음악적 장르를 먼저 세우고 콘셉트와 이야기를 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그림을 확실히 그려놓은 뒤 그에 맞는 장르를 찾아 색깔을 공고히 한다. 그 덕분에 천편일률적이고 뻔한 앨범이 아니라, 비하인더의 정체성을 단번에 드러낼 수 있었다. ‘올드 에스에프 무비’ 역시 따뜻함을 베이스로 삼은 뒤 아날로그 록과 펑크, 신디사이저 사운드 등을 이용해 심플하고 차가운 회색빛 이미지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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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더



두 번째 미니앨범 ‘웅박사의 모험’은 콘셉슈얼한 특징보다 비하인더의 음악적 바탕인 따뜻함을 전면에 내세운 앨범이다. 트랙을 아우르고 있는 장르는 정겹고 흥겨우며 포근한 포크다. 앨범을 일관성 있게 관통하는 스토리도 빈틈없다. 앨범 콘셉트는 모험이다. ‘우주로 가는 기타’ ‘항해사’ ‘떠나는 이를 위한 발라드’ 등은 제목만 봐도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다. 이런 디테일은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장치다. 총 트랙은 4개이지만 밀도가 높아 알찬 느낌을 준다.

‘웅박사의 모험’은 ‘올드 에스에프 무비’보다 한결 대중적이다. 비하인더는 근래 나오지 않던 강한 개성의 가수이기 때문에 조금은 낯설 수 있는데, ‘웅박사의 모험’은 그 진입장벽을 낮췄다. 비하인더가 앨범 소개란에 적은 “볼륨을 높이고 환하게 쏟아져 내리는 멜로디에 발을 맞춰봐요”라는 단 한 줄의 설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우주로 가는 기타’와 타이틀곡 ‘비오는 화요일’은 첫 번째 앨범에서 보여준 기조와 비슷하면서도 한층 밝고 신나는 멜로디로 풀어냈다. ‘항해사’와 ‘떠나는 이를 위한 발라드’도 편하게 듣기 좋은 발라드 곡이다. 이 모든 곡들을 아우르는 포인트는 노래를 따스하게 감싸고 있는 아날로그 무드다. 이를 캐치했다면, 신나면서 어느 정도 서정적인 매력이 가미된 노래를 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홍기가 믹싱을 맡은 것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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