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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낵컬처] ⑤72초TV 진경환 감독 “우리 일상이 곧 콘텐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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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2초TV)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간식. 문화에도 이런 간식, 즉 ‘스낵’ 같은 콘텐츠가 적용됐다. 바로 ‘스낵컬처’ 이야기다. ‘짧은’ 콘텐츠는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찰나의 시간 동안 사람을 휘어 잡아야하는 부담을 동반한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한방’을 날리는 스낵컬처. 대체 언제, 왜 만들어지게 된 걸까. 그리고 이 같은 트렌드는 어떻게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침투하게 됐을까. 스낵컬처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내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도로묵’ ‘오구실’ ‘두여자’ 등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름이다. 이는 바로 72초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황당할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대중을 휘어잡는 이 콘텐츠는 매번 신선함으로 색다른 충격을 안긴다. 또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상을 독특한 대사로 풀어내면서 대중의 흥미를 끌었다.

영상 콘텐츠 제작 그룹 72초TV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 SNS채널을 통해 짧은 이야기의 영상으로 재미를 준다. 2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한 편의 이야기가 완결된다. 이밖에도 이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만난다. 생각지도 못했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가. 제작 전반에 걸친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실제 72초 드라마에 도로묵 역으로 출연한 진경환 감독을 찾았다.

▲ 지금 72초TV의 일을 하기 전엔 무엇을 했나요.
인더비(In the B)라는 공연 기획 그룹이 칠십이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현재 칠십이초의 성지환 대표님과 저, 그리고 김남조 감독(바나나액츄얼리 연출)을 포함한 몇 명의 연출자들이 모여 인더비를 꾸려 나갔었죠.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라는 인더비의 방향성은 현재 칠십이초와 같아요. 오히려 조금 더 무모하고 실험적인 시도가 많았죠. 그래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라는 인식보다는 예술 집단이라는 인식이 업계에서 강했나봐요.

▲ 그런데 왜 72초TV를 만든 거죠?
예술적으로 업계에서 꽤 인정을 받았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인더비를 정리하게 됐어요. 그 후 인더비에서 함께 작업했던 임태형 감독(오구실 연출), 김지원 감독(두여자 연출)모여 칠십이초가 만들어졌죠. 칠십이초의 첫 작품인 ‘72초’는 인더비 시절에 이미 프로토 작업이 완료된 작품이었어요. ‘72초’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던 인더비의 프로젝트였거든요. 그것이 칠십이초의 기반이 되었고 그 기본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 수많은 이름 중에 왜 ‘72초’를 택했나요.
‘72초’라는 숫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처음부터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네이밍을 한 건 아니에요. 1~2분을 표현하는 숫자들 중에서 가장 입에 잘 붙는 것이 ‘72초’였고 ‘60초’나 ‘100초’처럼 대표성이 있는 숫자가 아닌 ‘72초’는 저희가 확실히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 시나리오를 쓸 때,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나요.
아주 일상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죠.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은 사실 조금만 다르게 보면 아주 재미있고 특별한 것들이 많아요. 항상 가장 흔하고 평범한 이야기 속에도 특별하고 비일상적인 것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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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우 박보검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72초TV X TNGT의 특별편 콘티)


▲ 72초 드라마의 제작 매뉴얼이 따로 있나요?
각 드라마들 마다 제작 매뉴얼은 조금씩 다른데 일반적으로는 기획 회의에서 아이디어들이 모여지고 그것을 토대로 대략의 프로토타입 제작이 이루어져요. 프로토타입을 통해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눈 뒤, 실제 제작단계에 들어가는 거예요. 제작단계에서의 매뉴얼은 보통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대본을 완성하고 콘티를 만들고 촬영 그리고 후반작업과정을 거쳐서 에피소드가 완성되는 거죠.

▲ ‘72초TV’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요.
칠십이초의 콘텐츠들은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에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재미를 찾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또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화법은 새롭기 때문에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스낵컬처를 제작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뭘까요.
A.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썸네일이나 작품의 제목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제작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재미’에요. 스낵컬처라는 분류는 소비 방식의 문제이고 기본적으로 모든 콘텐츠의 본질은 재미에 있는 게 아닐까요?

▲ 스낵컬처는 보통 젊은, 즉 2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72초TV는 어떤 층을 주류로 삼고 있으며 타깃 층을 넓히려는 시도가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칠십이초의 콘텐츠들이 유통되는 곳이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 웹 플랫폼인 만큼 이러한 플랫폼의 이용도가 높은 2-30대가 주요 시청층이죠. 그래도 최근에는 IP의 다양화에 따라 10대 시청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획자 본인의 일상이나 주변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거든요. 현재 칠십이초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2~30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연령층의 공감도가 높은 콘텐츠들이 많은 편이죠. 만약 10대의 이야기나 40대의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는 기획자가 나온다면 타깃은 자연스럽게 넓어지겠죠?

▲ 스낵컬처는 완독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칠십이초는 콘텐츠의 본질이 ‘재미’에 있다는 것을 늘 염두하며 콘텐츠를 기획해요. 끝까지 봐야할 만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연한 신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72초TV의 콘텐츠는 중간이탈율이 다른 것들에 비해서 낮은 편으로 알고 있어요.

▲ 앞으로 72초TV의 방향성은요?
언제나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재미를 바탕으로 재밌는 결과물들을 만드는 게 우선되어야 겠죠. 그 결과물이 영상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고 다시 우리의 일상과 만나게 하는 것이 앞으로 72초TV의 방향이에요. 올해는 더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새로운 상식과 재미를 보여 드릴게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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