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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낵컬처] ①“언제·어디서나 꺼내 먹어요”...스낵컬처의 흥미로운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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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간식. 문화에도 이런 간식, 즉 ‘스낵’ 같은 콘텐츠가 적용됐다. 바로 ‘스낵컬처’ 이야기다. ‘짧은’ 콘텐츠는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찰나의 시간 동안 사람을 휘어 잡아야하는 부담을 동반한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한방’을 날리는 스낵컬처. 대체 언제, 왜 만들어지게 된 걸까. 그리고 이 같은 트렌드는 어떻게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침투하게 됐을까. 스낵컬처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내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미디어를 소비하는 문화가 달라졌다. 5분이면 드라마 한 편을 볼 수 있다. 만화는 15초면 충분하다. 심지어 뉴스도 이제 글로 읽는 것이 아닌 그림으로 보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소 낯선 용어였던 ‘스낵철처’는 이제 명백히 우리 생활 전면에 스며들었다.

스낵컬처라는 용어 자체는 2007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 IT 전문잡지가 패션계 SPA 브랜드를 분석하면서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이 시초다. 새로운 상품의 회전율이 빠른 것을 두고 스낵컬처로 부르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용어가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는 용어가 다시 정립됐다. 국내 스낵컬처의 시작은 지하철역이나 병원 등에서 이뤄지는 작은 음악회, 직장인의 점심시간 등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이나 레포츠 등으로 시작됐다. 굳이 발품을 팔거나 시간,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강점 탓에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다.

특히 2010년을 전후해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스낵컬처의 정의는 다시 한 번 변화했다. ‘스마트폰 안에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말이다.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던 웹툰이 10분 미만의 모바일 영화로 제작되거나, 6부작 모바일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방송, 패션,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와 같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나영석PD의 ‘신서유기’는 스낵 콘텐츠를 대중화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방송 초기부터 목표치를 넘기며 기존에 예상했던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큰 이슈였다. TV와 스크린의 제약에서 벗어나 신선한 소재와 자유로운 소통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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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2초TV 캡처)


2030 여성층을 공략한 ‘72초 드라마’도 대표적인 스낵컬쳐 중 하나다. 7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일상적인 스토리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 이름은 오구실’ ‘두 여자’ ‘바나나 액츄얼리’ 등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관심을 끌고 있다.

예능과 드라마를 넘어 영화계도 스낵컬처라는 트렌드를 받아들였다. ‘29초 영화제’가 바로 그 것이다. 30초 정도로 만들어진 단편 영화는 박카스나 서울시 등 캠페인성 성향이 강하다. 꾸준히 독특한 스타일의 캠페인을 만들었던 박카스는 매번 29초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밖에도 웹툰과 웹소설도 스낵컬처의 포맷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또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와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 ‘피키캐스트’, 1분 안에 정치·사회·예술 등 다양한 이슈를 파악할 수 있는 ‘1boon’, 드라마 예능 시사 코미디 등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딩고스튜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가 생겨났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스낵컬처의 열풍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더욱 진일보했다. 웹상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콘텐츠들을 소비자들이 직접 검색해 찾아보고, 들었던 반면 현재는 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는 곳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특히 최근 가수 김나영은 특별한 방송활동 없이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바로 딩고뮤직의 세로라이브를 통한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빠르게 읽을 수 있고 피드백을 반영하기도 용이한 스낵컬처가 새로운 마케팅의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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