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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뷰;포인트] '도봉순' '곡성' 등 실제 지명 사용 작품들, 왜 자꾸 논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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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과 영화 '곡성' 포스터. (사진=JTBC,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제목 때문이다. 통상 인기 드라마의 제목에 실제 지명이 들어갈 경우 의외의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도봉순'의 경우는 달랐다.

드라마에는 재개발 직전의 허름한 빈집들이 등장하고 그곳에서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 잔혹한 범죄가 연이어 발생한다. 실제 도봉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까닭에 자칫 실제 도봉구가 허름하고 강력 범죄가 일어나는 동네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칼럼을 통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 영화 '곡성' 사례로 본 제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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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스틸.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곡성' 역시 '도봉순'과 마찬가지로 실제 지명과 똑같은 제목 때문에 곤혹을 치른 경우다. '곡성'은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발생한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 그리고 딸을 지키기 위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종구(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이 영화 역시 그 주요 소재로 인해 개봉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려 논란이 됐다.

'곡성'이 흥행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점점 커졌지만 당시 유근기 곡성군수가 관련 기고문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유근기 군수는 '곡성(哭聲)과 다른 곡성(谷城) 이야기'라는 글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우리 곡성군의 봄날을 경험한다면 영화와는 완벽한 대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러한 역발상은 오히려 영화로 인한 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실제로 영화 개봉 이후 방문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 실제 지명 사용 시 주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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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그널' 스틸. (사진=tvN)


앞서 언급한 드라마 '도봉순'과 영화 '곡성'의 경우는 오히려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통상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민감한 소재를 다룰수록 임의의 명칭을 사용해 실제 지명 사용으로 인한 마찰을 줄이고자 한다. 드라마 '시그널'의 인주시와 영화 '아수라'의 안남시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강렬한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 혹은 영화들이 흥행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하다. 실제 지명을 사용했다면 해당 지역의 이미지에 타격을 줘 부동산 가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곡성의 사례처럼 관광객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다.

'창작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제목 논란은 과도한 간섭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지명을 사용할 때는 해당 지자체와 적절한 타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렬한 소재를 다룰 경우 지명을 사용하는 데 있어 제작 관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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