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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피 비린내 진동하는 ‘아수라’의 지옥문이 열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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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피 비린내가 스크린을 뚫고 나올 정도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문자 그대로 ‘아수라’의 지옥도였다.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선 영화 ‘아수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등이 참석했다.

이 날 공개된 ‘아수라’는 더 이상의 강함과 잔인함 그리고 악함은 없다는 점을 악에 받친 듯 소리쳤다. 사실상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신을 부여잡고 보기에도 꽤 강인한 체력을 요구할 정도였다.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조차 간담회가 시작되자 마자 첫 인사로 “힘든 영화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다”며 첫 인사를 대신할 정도였다.

그는 이번 영화 속에서 모든 인물들이 악인이며 악에 집중한 이유를 전했다. 김 감독은 “대체 어떤 가혹한 운명을 타고났길래 나쁜 짓을 하는데도 보상도 못 받고 난폭한 두목 밑에서 위기 상황일 때는 희생당하는가란 질문을 해봤다”면서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충성하나에 싶었다. 그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짓밟히면 짓밟히지만 고개를 드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면서 “정의감 보단 악인들만 등장하는 폭력의 먹이사슬이 얽혀있는 악인들의 생태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아수라’를 기획한 이유를 전했다.

김 감독과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를 함께 한 뒤 15년 만에 다시 만난 정우성은 이번 ‘아수라’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 출연하겠다고 승낙했단다. 그는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내가 이걸 왜 하겠다고 했지’란 생각이 바로 들었다”고 웃으며 “정말 내가 연기한 한도경이 이해가 안 됐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독한 악인들의 이야기인 만큼 대사 자체에 들어가 있는 ‘욕’에 대한 언급도 전했다. 정우성은 “대사의 절반이 욕이었다”면서 “이렇게 욕을 많이 한 역할은 없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욕하는 것이 편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묻는다면 욕을 하니까 후련은 하더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 어떤 작품보다 강도 높은 액션도 많았다. 정우성은 “치열한 도경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기에 트릭이나 기교를 최대한 배제했다”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기에 거친 액션의 느낌이 가능한 많이 전달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이 영화 속 최대의 악인 ‘박성배’를 연기한 황정민도 대단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박성배에 대해 “난 악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물론 악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의 세태들 자체가 이기적이지 않냐. 내가 잘 살기 위해서 시기하고 못되게 군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굉장히 다중적인 인물이라 내가 어떻게 뭔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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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이번 영화에서 맏형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 느낌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촬영 전 다 같이 부국제 행사에 참석하고 뒤풀이를 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또 모일 수 있겠냐. 처음이자 마지막 아니겠냐. 미친 듯이 열심히 잘 해보자’는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황정민은 “작품은 칙칙하고 어둡지만 우리는 정말 즐겁게 작업하자는 느낌이었다”면서 “우리 5명은 정말 기분 좋게 뭉쳤다. 이렇게 행복하게 작업한 작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악인 검사 전문 배우로 불리는 곽도원은 두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일단 관객들이 식상해 할까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이 배역이 다른 악인과 다른 점이라면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잃었을 때 사람이 가장 강했을 때와 나약해졌을 때의 모습이 작품에 모두 녹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달콤한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점점 무너져가는 모습에 치중하고 그렸다”고 전혔다.

곽도원의 오른팔로 등장한 정만식은 극중 정우성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는 장면을 소화했다. 그는 “어떻게 구겨놔도 정우성은 정우성이더라”면서 “우성이 형을 앉혀놓고 때리는 신이 있는데 살짝 한 번 닿기는 했다. 하지만 많은 여성 팬들이 우려 하실까봐 국보를 대하듯 했다. 고려청자를 대하듯 연기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막내 주지훈은 시종일관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행복함을 전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버킷리스트 몇 개를 한 번에 달성한 느낌이다”면서 “소풍가기 전에 잠못자는 기분으로 촬영했다. 많이 배웠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얘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다.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를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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