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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준의 酒스토리] 백지영의 흑역사, 남의 일이 아닐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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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MBC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애절한 보이스와 변함없는 미모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백지영이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자신의 주사에 얽힌 일화를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술 먹고 개집에서 잤다는 내용인데, 다행히 마당에 있던 큰 개집에서 잤다고 하네요. 그것도 딱 한 번. 본인에게는 흑역사일지 몰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재밌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배우 라미란은 역대급 주사를 고백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올초 MBC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의 술버릇 때문에 매니저가 그만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라미란은 "매니저가 여자였다. 차를 급정거해서 세우고 파전 부치고 또 가다가 파전 부치고 다시 갔다. 그런데 생각이 안 나더라"며 "다음 날 매니저가 회사를 관뒀더라. 내가 그 친구에게 토하고 뽀뽀한 후 '더럽니?'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렇다'고 대답한 매니저에게 '세상은 이것보다 더 더럽다'고 했다더라"라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이렇듯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셔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주사 에피소드를 갖고 있습니다. 흔히 '술주정'이라고 부르죠. 보통은 자신의 주사를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인사불성인 상태에서 나오는 게 바로 주사니까요. 술에 취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같이 술을 마신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들어야 합니다. 고로 술주정은 내가 했지만 내가 한 지 모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만큼 비정상적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만약 간밤의 내 주사가 기억나기 시작한다면 그때부터는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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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국가대표2' 스틸)


개인마다 독특한 술버릇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법한 술버릇 유형도 존재합니다.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거나 무작정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는 경우가 있죠. 또 간혹 술 자리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참 난감하죠. 이런 사람들은 보통 전화기도 꺼져 있습니다. 어디 가서 사고는 치지 않을까 불안감을 안겨주는 민폐 캐릭터죠.

술만 마셨다 하면 테이블에 고개를 숙이고 잠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오히려 고맙죠. 단 모두가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나기만 한다면요. 젊은 시절 술 마시고 정신 못 차리거나 도저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친구를 택시비만 꽂아넣고 버리고 간 적도 있습니다만, 요즘 그렇게 하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꼭 택시에 태워 보내 주세요.

이 밖에도 술만 마시면 꼭 누군가와 싸우는 사람, 주변 물건들을 때려 부수는 사람, 맥락도 없이 웃거나 울기만 하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생각만해도 참 피곤합니다. 나와 같이 술을 마신 사람이 저 유형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짜증이 밀려옵니다. 참고로 술 마시고 누군가의 물건을 부술 경우 재물손괴죄 등의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얼마 전 발생한 응급구조헬기 파손 사건을 아신다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기분이 좋아서 마셨든 나빠서 마셨든 취하면 누구나 주사를 부릴 수 있습니다. 어떤 유형으로든지요. 문제는 그 주사로 인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백지영과 라미란의 흑역사,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혹은 내일 내가 바로 그 흑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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