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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준의 酒스토리] 신혜선도 40병 마시는 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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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혜선. 앞에 있는 컵은 술잔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사진=신혜선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올 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신혜선이 자신의 주량을 고백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주량은 확실히 모르지만 취할 때까지 마신다. 어떤 날은 한 병 마시면 조금 아쉽고 어떤 날은 두 병을 마셔도 아쉬울 때가 있다"며 "친구들과 방을 잡고 놀러간 적이 있는데 청하같은 술을 마셨다. 4명이서 40병을 마셨다. 2시간만에 다 취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신혜선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언제나 '소주 40병'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따라다녔습니다. 결국 신혜선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주량에 대한 해명에 나섰는데요. 그는 평소 음주가무를 좋아하지 않고 본의 아니게 주당 이미지가 생기는 바람에 술자리에서 술을 뺄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이 주당 이미지라는 게 원래 한 번 잡히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죠.

우리는 흔히 "주량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을 때 소주를 기준으로 합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술이기도 하고 알코올 도수도 익숙할 뿐더러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소주 잔이 주량을 체크하기도 좋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보통 '소주 몇 병 마신다' 하는 식으로 자신의 주량을 밝히곤 합니다. 흔히 소주 1병이면 잘 마시는 정도는 아니지만 못 마시는 것도 아닌 평범한 수준으로 봅니다. 2병 이상이면 제법 마신다고 말하죠. 3병 이상이면 슬슬 주당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한때 철 없고 겁 없던 젊은 시절 서로의 술 실력을 겨뤄보겠다며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인 적도 있었습니다. 누가 먼저 소주 한 병을 원샷 하느냐 하는 대결이었죠. 승패를 떠나 소주를 10초가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없애버리면 아무리 주당이라도 절대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우리 몸 속으로 밀려 들어온 알코올들이 어찌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몸 곳곳에 침투해 순식간에 정신을 빼앗아 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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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써니' 스틸)

술 자리에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열에 아홉은 상대방의 주량을 물어봅니다. 주량을 지켜주겠다는 선한 의도도 있겠지만 대부분 술 자리가 계속되다 보면 그 기준을 훌쩍 넘기기 일쑤죠. 그래서 대답하는 이들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주량을 깎습니다. 첫 만남에서 자신의 흐트러지거나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죠. 그리고 그 주량의 기준은 술이 더 이상 목구멍을 넘어갈 수 없는 그 순간까지를 말합니다. 이미 취해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마신 술까지 주량이라고 하지 않는 데 대부분 동의를 할 겁니다.

지금은 그런 곳이 없겠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력서에 자신의 주량을 적어내는 칸이 존재했습니다. 단위는 '홉'으로 표기가 돼 있었죠. 사실 그 때는 이 '홉'이라는 단위가 익숙하지 않아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1홉이 약 0.18리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2홉이 0.36리터가 되고 밀리리터로 환산하면 360밀리리터가 되겠네요. 딱 소주 한 병입니다. 소주 한 병은 2홉입니다. 다행히 이런 복잡한 단위는 이제는 잘 쓰지 않습니다.

분명 술 자리를 많이 가질 수밖에 없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미리 이력서를 통해 주량을 체크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과음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회식 문화도 많이 바뀌었죠. 횟수도 줄었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주량을 물어보는 게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주 도수는 갈수록 떨어지고 달콤한 맛의 음료인지 술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소주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술을 잘 마시든 못 마시든 한 자리에 어울려 함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기억하세요. 함께 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술 못 마신다고 술 자리에 있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아직도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그런 사람이 더 이상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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